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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견미용사, 국가가 키운다 2014/01/21 1927

 

  신동립의 잡기노트 <172> = 7년 전 애견미용 학원가에는 찬바람이 불었다. 전국 110여군데에 이를 정도로 팽창을 거듭하던 애견미용 학원들이 된서리를 맞았다. 애견미용사를 지나치게 많이 쏟아낸 탓이다. 하루가 다르게 일터가 사라졌고, 급여도 점점 떨어졌다.

현 시점, 음지는 다시 양지가 됐다. 애견미용사를 구하려면 6개월~1년을 기다려야 한다.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한다. 학원도 20개 쯤으로 줄었다.

나라도 애완견 미용사 양성에 나섰다. 노동부의 직업 능력개발 계좌제에 ‘애견미용’이 포함됐다. 애견미용사가 되려는 구직·실업 남녀에게 정부가 6개월 간 200만원을 지원한다. 교육을 받는 데 드는 돈의 80%에 해당한다. 교통비가 따로 지급되므로 월 35만~40만원선인 수강료 중 본인 부담은 3만원 남짓이다.

애견의 메카 격인 서울 필동2가 오렌지애견미용학원 안영찬 사장은 “굉장한 속도”라는 말로 작금의 수강생 급증추세를 요약한다.

1년 훈련 과정을 마치고 2급 자격증을 손에 쥐면 취업은 자동이다시피 하다. 서울·경기에만 2000곳 이상인 동물병원, 애견센터, 용품숍 한 켠에서 일하게 된다. 월급 120만~200만원을 받는다. 창업을 하면 더 번다. 동네별로 차이는 있지만 애견미용비는 2만~3만원대다.

개 미용은 위생이기도 하다. 털을 솎으면 피부병이 예방된다. 항문낭을 짜고, 길고 날카로운 발톱을 손질한 개는 깨끗하고 안전하다.

애견미용학원생의 80% 이상은 여성이다. 이 가운데 30%는 주부다. 법학석사과정 학생, 대학에서 광고를 전공한 여대생, 대입 대신 개털깎이 기술을 택한 고교생, 사람의 헤어·네일·피부를 관리하다 살벌한 경쟁에 기겁해 개 쪽으로 눈길을 돌린 케이스 등등이다. 개를 좋아한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외국으로 나가 애견미용실을 차리려는 이민 예정자도 있다. 40만~60만달러를 들여 미국이나 캐나다에 가게를 내면 월 5000~6000달러가 들어온다. 이 경우, 1년 커리큘럼을 이수할 필요도 없다. 해외의 애견미용은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개를 목욕시키고 털을 박박 밀어주는 수준이다. 먹이가 덜 묻게끔 주둥이 주변 털을 다듬기도 한다. 반면, 실내에서 기르는 작은개 중심인 우리나라가 요구하는 미용실력은 한결 고차원일 수밖에 없다.

애완동물관련 산업 만큼 경기에 민감한 것도 없다. 안 사장은 “88 서울올림픽, 2002 월드컵 전후로 특히 호황을 누린 애견미용계는 노무현 정부 때 망했다가 지금 회복세로 접어들었다”고 짚는다. 애견미용업계의 형편이 곧 국가 경제상황 방증일 수도 있는 셈이다. 내가 쪼들리는데 덥수룩한 개털이 눈에 들어올 리 없다. 유기견 신세만 안 만들어도 다행이다.

애견미용사의 장밋빛 미래, 대한민국의 경제력에 달렸다.

문화부장 rea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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